성도컬럼

  • 커뮤니티
  • 성도컬럼
  • 백문이 불여일견, “와서 보라” — 『비교 대조 신약성경』을 권하며조회수 : 76
    • 작성자 : 이규환
    • 작성일 : 2026년 10월 23일 10시 51분 11초
  • 백문이 불여일견, “와서 보라” — 『비교 대조 신약성경』을 권하며

     

    『비교 대조 신약성경』은 킹제임스 흠정역과 개역 성경의 본문을 나란히 제시하고, 번역과 표현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절별로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직접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이 책을 소개하는 데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성경 번역에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보기 전에는 실감하기 어렵다. 누군가 번역의 문제를 설명해도 막연하게 들릴 수 있고, 오랫동안 익숙하게 읽어 온 말씀이라면 문제를 느끼지 못한 채 지나갈 수도 있다.

     

    이 책은 그 차이를 독자가 직접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비교하는 두 본문을 제시하고, 흠정역의 해당 표현은 빨간색으로 표시하며, 비교 대상에서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에는 밑줄을 그어 대조했다. 그렇게 하여 번역의 잘못이나 의미 전달의 문제, 현대 국어의 문법과 표현에 맞지 않는 부분 등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독자는 두 문장을 번갈아 읽으면서 표시된 부분에 주목하고, 각 페이지의 오른쪽 하단에 주석을 참고하여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어디를 비교해야 하는지부터 눈에 들어오므로, 성경 번역 문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접근하기 쉽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 1장 19절을 보자.

    [킹제임스 흠정역] “그때에 그녀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므로 그녀를 공개적인 본보기로 삼으려 하지 아니하여 은밀히 그녀를 버리려고 마음먹었으나”

    [개역개정] “그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저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 하여”

     

    이렇게 나란히 놓으면 구체적인 질문이 생긴다. “저를” 이라는 표현은 오늘날의 독자에게 누구를 가리키는 말로 읽히는가? “드러내지 아니하고”와 “공개적인 본보기로 삼으려 하지 아니하여”는 요셉의 생각과 행동을 각각 어떻게 전달하는가? “가만히 끊고자 하여”와 “은밀히 그녀를 버리려고 마음먹었으나”를 읽을 때, 독자가 파악하는 상황은 얼마나 분명한가?

     

    이 책은 이처럼 비교할 지점을 표시하여, 익숙하게 읽던 문장을 다시 주의 깊게 살펴보도록 이끈다. 단순한 표현의 차이인지, 의미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차이인지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두 성경을 두루 이해하고 있어야 어떤 구절을 나란히 놓고, 어느 표현을 짚어 설명할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양쪽 본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이를 찾아내고 독자가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데서, 오랜 연구와 비교의 내공이 엿보인다.

     

    요한복음에는 빌립과 나다나엘의 대화가 나온다. 빌립이 예수님을 만났다고 전하자,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때 빌립은 이렇게 말한다.

    “빌립이 그에게 이르되, 와서 보라, 하니라.”(요한복음 1장 46절, 킹제임스 흠정역)

    “와서 보라.”

    본래 예수님을 만나 보라는 말씀이다. 나는 이 말씀에 담긴, 직접 보고 확인하도록 초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며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그 말씀을 읽으며 위로받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믿음과 생활의 기준을 세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읽는 성경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살피는 일도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오랫동안 읽어 온 성경에는 익숙함과 애정이 있다. 암송했던 구절이 있고, 어려운 날 자신을 붙들어 주었던 말씀에 대한 기억도 있다. 그러므로 번역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마음이 불편해지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말씀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비교하고 확인하는 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실제로 무엇이 다른지 펼쳐 보고, 저자의 설명이 타당한지 본문과 문맥을 통해 살펴보면 된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더 찾아보고 질문하면 된다.

     

    책의 설명도 그러한 자세로 읽으면 좋겠다. 저자가 제시한 비교와 해설을 따라가되, 실제 성경 말씀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다. 빨간색과 밑줄은 주목할 곳을 알려 주고, 해설은 생각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다음에는 독자가 본문을 읽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권한다고 해서 내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만 킹제임스 성경을 잘 모르거나, 다른 번역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던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직접 비교해 보기를 바란다. 막연히 들었던 이야기가 구체적인 구절 앞에서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비교가 서로의 신앙을 함부로 평가하는 논쟁으로 흐르지는 않았으면 한다. 말씀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읽고, 차이를 발견하면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며, 자신이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바로잡으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 있듯이, 여러 사람의 말을 듣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펼쳐 보기를 권한다. 두 본문을 나란히 읽고, 빨간색으로 표시된 표현과 밑줄 친 부분을 살펴보고, 저자가 왜 그 부분을 문제로 지적했는지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빌립의 그 짧은 말을 빌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와서 보라!”(책을 펼쳐서 직접 확인해 보라!)

     

    이 책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주의 깊게 읽고, 더욱 바르게 이해하며, 더욱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끝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텔레그램으로 보내기
    • 밴드 보내기
    • 블로그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