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내시경과 부활
며칠 전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다. 위와 대장을 함께 검사하는 수면 내시경을 하기로 했다. 의사 선생님은 검사와 회복까지 대략 50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다. “편하게 주무시면 됩니다.”라는 말과 함께 마취제가 들어왔다. 이내 나는 모든 감각을 잃었고, 시간도 공간도 의식도 모두 사라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누군가의 부드러운 손길이 어깨를 흔들었고,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세상이 다시 느껴졌고, 의식이 서서히 돌아왔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이런 생각이 스쳤다. ‘지금 내가 겪은 것이… 부활과 비슷하지 않을까?’ 죽은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니었던 그 시간.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모든 것이 멈춘 듯했지만, 누군가의 손에 내 생명을 맡긴 채 쉬고 있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에 다시 깨어났다. 잠시이긴 하지만 내 몸이 무력하게 의식 없이 있었던 시간 동안, 나는 온전히 누군가의 손안에 있었다. 갑자기 요한복음 11장 25절의 말씀이 떠올랐다. “예수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나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 짧은 마취의 시간 동안, 마치 죽음을 지나는 듯한 고요함을 경험했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된 듯, 다시 일어났다. 이것이야말로 부활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끼게 하는 은혜의 경험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진짜 죽음을 통과하셨다. 무덤 속에 머무르셨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 그리고 그 부활은 단지 그분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분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도 주어진 약속이다. 고린도전서 15장 3~4절에서 말씀하시기를,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들로 인해 죽으시고 묻히셨다가 성경기록대로 셋째 날 다시 일어나시고” 우리는 그저 숨을 쉬며 살아가지만,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다. 그렇기에 부활은 막연한 종교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가장 절실한 진실이 된다. 부활은 소망이고, 다시 일어나는 힘이다. 오늘 내가 깨어났듯이, 언젠가 주님의 손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있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다. 나는 50분 동안 세상을 잊고 잠들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흘 동안 무덤에 계셨고, 그분 스스로 다시 살아나셨다. 내게는 의사가, 간호사가, 장비가 있었지만, 그분께는 오직 하나님 아버지의 능력만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살아 계신 그분은, 우리를 향해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그 말씀이 오늘 나를 다시 숨 쉬게 한다. 그리고 언젠가 마지막 숨을 내쉴 때도, 나는 다시 살아나리라는 확신을 품게 한다. 부활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히브리서 11장 1절은 말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