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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적전쟁] 제사... 그 질기고 질긴 끈조회수 : 44
    • 작성자 : 이정자
    • 작성일 : 2026년 5월 3일 7시 49분 29초
  • 천주교를 다니시는 어머니는 명절에  차례를 늘 지내신다.

    어머니가 정정하셨을 때에는 명절 며칠 전부터 장을 보러 다니시며 준비하셨고, 상에 다 올리지 못하실 정도로 차례 음식을 장만하셨다. 몇 년 전 몸이 안좋아지셔서 요양병원에 다녀오신 뒤로도 어머니의 차례상 음식은 대폭적으로 줄어들었지만 계속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 몸이 조금씩 좋아지시자 음식은 다시 늘어나기 시작앴다.

     

    지난 설 때....

    나는 설 연휴에 휴가를 더해서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더 많이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찍 어머니에게 갔다. 어르신들은 밤새 안녕이라는데 올해 93세이신 어머니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때  함께 더 보내기 위해서이다. 어머니는 좋아하셨고, 식구들이 오기 전에 이야기도 많이 하고, 어머니 좋아하시는 아구찜도 둘이 먹으러 갔다.

     

    어머니집에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안방에는 어머니와 성당에 다니는 큰오빠, 목사인 셋째오빠 그리고 내가 있었다. 어머니와 오빠들은 그동안의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나는 좀 피곤해서 돌침대에 잠시 누었는데 바닥이 따뜻하니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다. 잠이 막 들 무렵 제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뭔가 이상해서 귀를 기울이니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슬며시 침대에서 내려와 셋째오빠 옆에 앉았다. 영적전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셋째 오빠는 우리는 하나님만 믿기 떼문에 하나님께서 하지말라고 하는 것은 하면  절대  안된다며 제사는 귀신을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하니 어머니는 여태까지 해 온 것이고 성당에서 제사는 지내도 된다라고 하셨다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라고 하셨다.. 셋째 오빠는 조선 후기에 천주교도 제사금지로 인해 순교당한 사람들과 장소가 있는데 지금은 그곳이 성지가 되었다며 제사는 나중에  허용해 준 것이다라고 하니 어머니는 말문이 막히셨는지 자식이 부모를 이기려고 한다며 역정을 내셨다. 셋쩨오빠는 똑같은 어조로 제사 지내지 않는다고 해서  참수당한 천주교인들은 왜 그랬겠냐며 자신의 목숨을 신앙과 바꾼 것이라고 하니 어머니는  그렇게 죽었다고 해서 천국가는 것이 아니라고 하시며 김수환 추기경이 죽어봐야 안다고 했다하셨다.

    죽어봐야 안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나는 한마디 했다.

     

    "히브리서 9장 27절에는  한번 죽는 것은 정해진 것이요 이것 뒤에는 심판이 있다고 하셨어요." 

     

    어머니는 거기에 대해 대꾸하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나는 이 말씀 귀절을 그동안  어머니한테 여러번 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심판을 준비해야 한다고.... 

    예수님을 믿고 반드시 구원을 받아야 한다고...

    예수님 만이 유일한 구원자이시고 마리아는 창조물이라고.....

     

    어머니는 결정을 내린 듯 그래도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시겠다고 하셨다.

    그러자 목사인 셋째 오빠는 조용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머니가 정 그렇게 하시겠다면 저희 가족들은 내일 아침 서울로 올라가겠습니다."

     

    그때에 셋째오빠의 단호함을 보고 나도 말했다.

     

    "오빠가 가면 나도 올라가겠습니다."

     

    어머니는 역정을 크게 내시며 혼자 지낼테니 다 가라고 하셨다.

    그러자 조용히 있던 성당에 다니는 큰오빠가 말했다.

     

    "어머니, 연세도 생각하시고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그리고 동생들이 저렇게 하니  저도 그 뜻을 따라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큰오빠의 말에 더이상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큰오빠는 어머니 말씀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편인데다 어머니는 아마도 큰오빠가 이렇게 말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신 것 같았다.

     

    한참의 정적이 흘렀다.

    네 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각자의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힌침 후 어머니는 일어나서 나가셨고 남은 셋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나는 한참이 지나도  어머니가 들어오시지 않자 날씨도 추운데 걱정이 되어  나가서 여기저기 살펴보니 어머니는 주방 베란다 문쪽에 앉아 가로등 빛이 어슴푸레 비친 바깥문을 바라보고 계셨다. 나는 작고 굽어진 어머니 등을 한참동안 바라보았고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시는지 가끔 손이 얼굴로 가기도 했지만 그 동작이 끝나면 목석같이 얹아계셨다. 한참 후 인기척을 느껴지셨는지 갑자기 힐긋 뒤를 돌아 나를 발견하시고 들어가라는 듯  손을 저으셨다. 나는 어머니랑 함께 들어가겠다고 말하고 계속 서있었다. 한참이 지나니 어머니가 일어서시고 우리는 안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명절 날 아침....

    차례는 지내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차례에 대해서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조카들도....

     

    나는 가족들이 모두 떠난 뒤 어머니와 함께 읍내에 있는 카페에 가서 차를 마셨다.

    그리고 시장가서 어머니가 입고 싶어하시던 옷도 사드리고...

    마음에 들어하시는 모자도 2개 사 드리고...

    다육이도 보고 ...

    예쁜 꽃 화분도 사드리고... 

    그리고 남은 휴가 다 쓰고 돌아왔다.

    엄마~~사랑해요~ (딸랑딸랑) 

     

    제사.... 그 질기고 질긴 끈

    어찌 그리 사람의 약한 부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지....


    에베소서 6장

    10 주 안에서 마음을 강하게 하고 또 그분의 강력한 권능 안에서 그리하라.

    11 너희가 마귀의 간계들을 대적하여 설 수 있도록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엄마와 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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