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말자! 지난주에 하나님의 영광에 대해서 설교를 들었다. 설교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생각나는 말이 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말자’ 성경은 여러 차례 하나님의 영광을 접한 이들의 반응을 기록하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경외심에 압도되어 쓰러지거나 엎드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영광 자체가 그분의 본질적인 거룩함, 위엄, 권능, 임재가 외적으로 드러나는 실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눈에 보이는 환상이나 단순한 감동을 넘어서서, 죄인 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실제적인 임재로 나타난다. 이 영광을 경험한 인물들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그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 에스겔 에스겔은 바빌론 포로 시절, 그발 강가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환상 중에 보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사방으로 퍼지는 그 광채의 모양은 마치 비오는 날 구름 속에 있는 무지개 모양 같았는데 이것은 주의 영광의 모습을 가진 모양이더라. 내가 그것을 볼 때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말씀하신 분의 음성을 들으니라.”(에스겔서 1장 28절) 또한 에스겔 3장 23절에서도 그는 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때에 내가 일어나 평야로 나갔는데, 보라, 내가 그발 강가에서 보았던 영광과 같은 주의 영광이 거기 서 있으므로 내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니라.”(3장 23절) 하나님의 영광 앞에서 에스겔은 말할 수 없는 경외감에 압도되어 땅에 엎드린다. 직접적으로 “죽겠다”는 표현은 없지만, 감히 바라볼 수 없는 존재 앞에서 전적인 항복의 자세를 취한다. 2. 이사야 이사야 역시 성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목격했을 때, 자신의 죄된 상태를 자각하며 이렇게 외친다. “그때에 내가 이르되, 내게 화가 있도다! 내가 망하게 되었도다! 이는 내가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며, 또 내가 입술이 부정한 백성의 한가운데 거하면서 내 눈이 왕 곧 군대들의 주를 보았기 때문이라 하매.”(이사야서 6장 5절) 이사야의 반응은 단순한 놀람을 넘어서, 마치 사형 선고를 받은 듯한 절박함이 느껴진다. 죄인이 하나님의 거룩함 앞에 섰을 때 느끼는 절망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3. 사도 요한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았을 때의 장면이 인상 깊다. “내가 그분을 볼 때에 죽은 자같이 그분의 발 앞에 쓰러지매 그분께서 오른손을 내 위에 얹으며 내게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요한계시록 1장 17절) 요한은 그리스도의 영광 앞에서 말 그대로 기절하듯 쓰러진다. 그러나 주님은 그에게 다정히 말씀하신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렇듯 성경은 하나님의 영광 앞에 선 인간이 자신의 죄성과 무력함을 깊이 깨닫고 죽을 것 같은 상태에 빠졌다고 증언한다. 하나님은 지극히 거룩하신 분이며, 인간은 본질상 죄인이다. 죄인이 그분의 영광을 직접 마주하면 그 자체로 존재가 붕괴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반응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복음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은혜 가운데 바라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무도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보지 못하였으되 아버지 품속에 계신 독생자께서 그분을 밝히 드러내셨느니라.”(요한복음 1장 18절)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의 믿음을 통해 담대함과 아버지께 확신 있게 나아감을 얻나니”(에베소서 3장 12절) 예수님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우리 가운데 계시하셨고, 그분 안에 있는 자들은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결론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은 죄인에게는 죽음의 공포이지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생명의 빛이다. 하나님은 두려운 분이시지만 동시에 사랑이시며, 그분의 영광은 심판의 불과 동시에 구원의 빛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엎드릴 때, 이사야처럼 회개하고, 요한처럼 두려워하되, 그리스도 안에서 담대하자. |